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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갤러리·쇼핑 테마화 '젓가락 공화국'

September 2, 2015

[청주의 뉴아이콘-젓가락]⑧일본 젓가락 탐방-오바마시 '효자에몽'

 

그 달의 젓가락 완판을 알리는 안내판. 

 

효자에몽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이 청주에 보내는 편지 
"한국·중국·일본이 네것 내것 따지지 말고 젓가락문화를 세계에 전하길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효자에몽'의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입니다. 
저는 동아시아의 젓가락문화권과 옻칠 문화권의 관계자들과 오랜 시간 교류하며 우호관계를 다져왔습니다.

 

 

청주에서 열리는 젓가락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진 내 젓가락 사용이 장려되고, 수요가 촉진되며 젓가락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 일본, 중국이 네 것 내 것 따지지말고 이전보다 더욱 더 깊은 문화교류를 나누며 경제발전의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청주의 젓가락페스티벌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 행사에 일본 전통이 담긴 일본젓가락이 바르게 전시되고 전해지길 기대하며, 청주의 관계자 분들을 만나뵙고 미력하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억원이 넘는 최고급 보석젓가락. 

 

일본의 젓가락 테마마을과 젓가락 전문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후쿠이현 오바마(小浜)시. 이 곳은 지역특산품인 옻칠 젓가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름이 같아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자 그의 초상을 새긴 젓가락 400쌍을 백악관에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시가 젓가락 테마마을과 젓가락 상품으로 유명해 지기까지는 30억원이 넘는 사재를 쏟아부으며 일본 젓가락에 헌신한 주식회사 효자에몽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1921년 문을 연 효자에몽은 100년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젓가락 전문기업으로, 일본 전통문양이 새겨진 젓가락부터 현대미가 가미된 젓가락까지 800여 종의 젓가락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젓가락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일절 포함하지 않은 최고급 옻칠로 제작되고 있다. 지난달 이 곳을 방문한 변광섭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사무국장에게 '100년 젓가락기업' 효자에몽의 젓가락 철학과 젓가락 사랑을 들어본다.

 

 

젓가락 하나로 일본을 대표하는 100년 기업의 주인이자,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문화전문가인 주식회사 효자에몽의 우라타니 효우고(浦谷兵剛)회장. 70이 넘은 나이지만 그의 활동은 눈이 부시다. 전통에서 현대를 담은 다양한 젓가락을 생산하면서 일본의 32개 대형 백화점을 비롯해 500여 개의 매장에 전용 판매장을 운영하고 세계 곳곳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그의 회사가 있는 일본 중서부지역 오바마시에는 젓가락 공방, 젓가락 장인, 젓가락 갤러리, 젓가락 쇼핑 거리 등 말 그대로 젓가락마을이 있다. 그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다. 

인구 3만 명에 불과한 산골이지만 이 곳의 전통음식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 일본음식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식문화관에서부터 작지만 일본 특유의 전통과 디자인, 생태와 음식 맛을 만날 수 있는 식당에는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음식과 젓가락의 운명적인 만남이 문화로, 관광자원으로, 지역의 브랜드로 발전한 것이다.

일본을 방문한 날 저녁, 동경의 한 골목길의 5평 남짓한 매장 문을 여는 순간 젓가락공화국 같은 신비한 세상을 만났다.

한 초등학생은 엄마 손을 잡고 와서 친구 생일선물을 할 젓가락을 고른 뒤 점원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름을 새긴다. 또 한 여인은 온가족이 사용할 휴대용 젓가락과 젓가락 보자기를 고르고 있고, 외국에서 온 신혼부부는 여행선물 준비에 한창이다. 이 매장에 있는 젓가락만 300여 종에 달한다. 2만원대에서부터 1억원대의 금젓가락까지 종류만큼이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이 곳에서 듣게 된 우라타니 회장의 사회공헌정신과 아이디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몇 해 전 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피해지역의 나무를 활용해 젓가락을 만들고 그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일본 12개의 야구구단에서 나오는 부서진 야구방망이를 활용해 야구젓가락을 만들고 수익금은 야구발전을 위해 투자한다. 

 

야구방망이로 만든 각 구단을 상징하는 젓가락들. 

 

매장 안에 있는 젓가락의 모양과 디자인도 천차만별. 천당과 지옥에서 사용하는 전설속의 1m 크기의 젓가락, 휴대하기 편한 조립식 젓가락, 사람 인(人)자를 상징하는 쌍젓가락, 생일 선물용으로 인기인 생일젓가락, 음식의 종류에 따라 골라 사용하는 기능성 젓가락, 결혼할 때 주고받는 부부 젓가락, 연인젓가락, 젓가락받침대, 젓가락 포장용 보자기 등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디자인의 색상과 크기도 다양하다. 가격과 상관없이 모든 제품은 친환경적이다. 

우라타니 회장은 건강한 소재, 기능적인 형태, 아름다운 디자인이 젓가락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100년 기업임에도 끝없이 제품 연구와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국제젓가락문화협회를 만들어 학술행사 등 다양한 국제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젓가락은 곧 음식이라는 소신과 철학 때문이며, 젓가락은 100세 시대 생명의 원천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자 백악관으로 보낸 젓가락. 

우라타니 회장은 말한다. 공예 중에서 가장 완벽한 것이 젓가락이라고. 공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건강하게 하며, 아름다움을 주는데 바로 젓가락이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동아시아 3국이 젓가락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시민들의 교류를 확대하며, 감동을 나누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친다. 

일본에서 만난 100년의 가게, 불멸의 명가(名家)는 전통의 가치와 장인정신을 중시하고, 생명문화를 담고 있었다. 디자인의 혁신과 창조의 숲을 만들어가며,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 변광섭 (2015동아시아문화도시 조직위 사무국장) 

 

 

 

 

유수혜 국제젓가락문화협회 한국이사 

"일본인에게 젓가락은 역사·문화·생활 

압축된 아주 신성하고 특별한 도구" 



"일본에서는 젓가락을 신성시하고 있습니다. 젓가락은 단지 음식을 먹는 도구가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자연물을 잘 받아 먹겠습니다. 젓가락을 통해 들어온 그 자연물을 통해 내 몸을 건강하게 살리겠습니다'하는 의미가 짙습니다." 

유수혜(41) 국제젓가락문화협회 한국이사는 일본 젓가락은 한국과 형태는 같으나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젓가락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젓가락문화협회는 지난 2007년 일본 동경예술대학에 있는 '국제젓가락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탄생했다. 이 협회는 일본에서 젓가락 전문 100년 기업을 이끌고 있는 (주)효자에몽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을 주축으로 동경예술대학 미타무라 아리스미 교수 등 동아시아 문화권의 학술 연구자, 지식인, 예술가들로 출범했다.

현재 7개국 7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이사는 유수혜 씨를 비롯해 서도식 서울대 교수, 정영환 전 대구대 교수 등 3명이 활동하고 있다. 

유 이사는 국민대 금속공예대학을 마치고 '금속공예와 옻칠작업'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어 2000년 일본 동경예술대학 대학원으로 유학을 간 후 우연히 (주)효자에몽에서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젓가락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4년간 효자에몽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한국과 일본의 옻칠기술교류와 디자인분야에서 일한 후 2010년 귀국했다. 현재 유 이사는 청주와 인연이 닿아 오는 11월 11일 젓가락 페스티벌 큐레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값싼 중국산 나무젓가락의 도입으로 일본 젓가락의 위상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각자의 이름을 새긴 젓가락을 사용하고 '내 것'이라는 것에 큰 애착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휴대용 젓가락을 가지고 다니는 일본인도 많구요."

일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내 젓가락 갖기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 각 지역 특산물로 만든 옻칠 젓가락을 소유하기도 하고 이름을 새겨 생일선물로 전달하는 것이 보편화 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젓가락운동을 펼치는 것은 젓가락을 바르게 쓴 아이들이 자라 엄마 아빠가 됐을 때 그의 자녀들에게 올바른 젓가락교육과 식문화 전통이 이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유 이사는 "일본에서는 아이의 첫 생일 때 젓가락으로 처음 밥을 먹이는 '오구이 하지메'라는 행사를 하며 젓가락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며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그들에게 젓가락은 문화, 역사, 가정생활, 지역의 전통공예 기술이 압축되어 있는 아주 특별한 공예품임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 이사에 따르면 청주에서의 젓가락페스티벌 소식을 전해들은 (주)효자에몽의 우라타니 회장은 "나의 목표는 젓가락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동아시아가 화합해 젓가락을 세계에 진출시키는 것"이라며 "청주의 젓가락행사를 최대한 지원할테니 제대로 된 일본 젓가락 정보를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고 전했다. 따라서 우라타니 회장은 오는 11월 11일 청주에서 개최되는 젓가락 페스티벌 전시에 자신의 회사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옻칠젓가락 상품은 물론 1억대에 달하는 금젓가락 등 진귀한 상품도 다량 보낼 계획이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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