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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재발견

November 18, 2015

[문화칼럼] 변광섭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

 

 우리는 이미 청주시가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생명문화도시의 콘텐츠를 발굴했다. 직지와 세종대왕 초정 르네상스는 물론이고 소로리볍씨, 태교신기, 명심보감, 두꺼비마을, 가로수길, 생명농업, 그리고 바이오와 뷰티산업에 이르기까지 생명문화의 가치를 지켜오면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젓가락콘텐츠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젓가락이라는 작은 도구로 전시, 학술, 경연대회 등의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것에 외신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주요 내용을 시시각각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냉소적이었던 시민들도 청주에 이처럼 소중하고 가치있는 자원이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젓가락페스티벌의 가장 큰 수확은 청주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발굴이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에는 고려가요 '동동'의 분디나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산초나무로 불리는 분디나무가 초정약수의 초(椒)와 같고 청주권 곳곳에 자생할 뿐 아니라 창작젓가락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한지작가 이종국 씨와 옻칠작가 김성호 씨는 분디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선보였다. 분디나무는 향신료, 장아찌, 기름, 향균제 등으로 애용되고 있어 젓가락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문화 자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청주 명암동에서 출토된 제숙공처 젓가락은 스토리텔링으로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다. 고려시대 제숙공의 아내가 아들의 무덤에 젓가락, 먹, 동전을 함께 묻었는데 죽어서도 굶지 말라며 젓가락을, 죽어서도 공부하라며 먹을, 죽어서도 부자 되라며 동전을 함께 묻은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중 먹은 단양의 '단산오옥'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먹이며 최근에 보물로 지정됐다. 국립청주박물관을 비롯해 우리지역 주요 박물관에만 2천여 점의 수저유물이 있으니 그 가능성의 확장은 끝이 없을 것이다. 

문화상품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역 작가들이 출품한 젓가락받침(손종목), 옷칠자개젓가락(김성호), 붓젓가락(유필무), 금속젓가락(이규남) 등은 방문객들마다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지역에 이토록 훌륭한 작가가 있었느냐며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일원은 300기가 넘는 널무덤(토광묘·土壙墓)이 발견되고 이 속에서 2천여 점의 철기류, 토기류가 발굴되면서 사적 제319호로 지정된 곳이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2001년에 백제유물전시관 건립하고 학술연구 및 전시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시민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젓가락특별전을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서 한 것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았다. 많은 사람들이 백제유물전시관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젓가락콘텐츠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반응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청주만의 독창적인 박물관, 생명문화공간으로 특화하자는 의견이 제기 되고 있다. 

취재차 방문한 외신 관계자들은 유럽의 어디에도 포크와 나이프로 페스티벌을 여는 도시가 없는데 젓가락을 소재로 축제를 여는 것은 그 자체가 이슈라고 했다. 한중일 3국이 젓가락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 국제사회의 제안도 쏟아졌다. 물론 유물과 자료에 대한 조사연구에서부터 체계적인 보존, 그리고 지속가능한 정책 마련과 국제기구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젓가락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젓가락장인을 육성하고 젓가락마을을 가꾸며 젓가락문화상품을 특성화할 수 있다. 젓가락교육을 체계화하고 젓가락장단을 통한 세계적인 공연콘텐츠도 개발할 수 있으며 젓가락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가능하다. 음식문화를 비롯한 의식주 서브컬처를 특화할 수 있으며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정책결정과 행정의 지원, 시민사회의 공감대와 적극적인 참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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