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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하루

August 27, 2017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컨텐츠진흥팀장 [에세이]


낯선 땅에 서면 가슴이 설렌다.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의 발걸음은 물론이고 햇살과 바람조차 새롭다. 이번에는 어떤 풍경이 내게 다가와 속살일까. 방랑자의 마음을 노크하고 조근조근 속삭이는 낯선 풍경, 낯선 사람, 낯선 이야기는 무엇일까. 비행기가 활주로에 안착하는 순간 그 설렘은 더욱 요동치고 무디어진 내 영혼의 촉수가 꿈틀댄다. 

여기는 일본 교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오래된 성곽과 건축, 풍미 깊은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신화와 전설 속의 춤과 노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겉으로 보는 것보다 속으로 들어갈수록, 뒷골목일수록 더욱 단정하고 정감 넘치며 전통의 미학으로 가득하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삶의 향기가 끼쳐온다. 

때마침 400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니조성에서는 동아시아 현대미술전이 열리고 있었다. 고성(古城)에서 현대미술전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앙가슴 뛴다. 제일 먼저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 최정화 씨의 작품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마당에도, 건물 안에도 그의 작품은 스토리와 디자인으로 공간의 가치를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일본 최고의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이곳에서 만나니 더욱 새롭다. 

세계문화유산 니조성에서 한·중·일 아티스트의 작품을 만나는 것은 설렘 그 이상이다. 교토시가 2017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미술이라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국가를 초월한 국보급 작가들의 열정을 이곳에 담고자 했던 것이다. 문화유산이라고 보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하나 하나에 예술인의 손길이 닿고 영감을 만나며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경이롭다. 

교토시가 운영하고 있는 전통공예관은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인 디자인과 상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는 곳이다. 오랜 세월 깎고 빚고 다듬고 물들여 온 공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장인들의 진한 땅방울 가득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전통의 가치에 창의적인 디자인과 기법을 통해 새로운 문화상품을 특화시키고 있는 과정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공예비엔날레를 20년째 개최해오고 있는 청주시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치조지역 인근의 게이분샤(惠文社)는 일본인들의 섬세함과 느낌이 있는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건물의 간판과 생태적인 공간구성부터 일본 특유의 서정미가 풍긴다. 공예가 일상이 되고 문화가 되며, 그들의 자긍심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일본을 오가면서 느끼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다. 어느 도시를 가든 단정하게 정돈된 풍경이 방랑자를 반긴다. 쓰레기 없는 도시, 간결한 거리의 간판, 싱그러운 가로수와 예쁘고 다정한 정원, 어느 가게를 들어가도 그들만의 친절함, 맑게 흐르는 실개천, 게다가 불법 주·정차 하나 없으니 도시는 평온하고 사람들은 정겹고 발걸음은 가볍다. 오랜 세월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의 애달픔을 간직해 왔기에, 그 애달픔을 삶과 문화로 빚어왔기에, 그것이 그들의 존재의 이유가 되었기에 깊이가 있다. 간판 하나에도, 나무 한 그루에도, 그릇 하나조차도 그들의 손길과 마음과 느낌을 담는다. 

교토가 위대한 것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일본 문화의 보고(寶庫)라는 점이다. 청주를 교토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역사와 공간의 가치와 삶의 이야기가 조화롭다는 것이다. 15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청주가 가야 할 길 앞에서 삿된 생각에 젖고 머뭇거리며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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