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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식·교육·농경 문화의 결정체”

November 6, 2017

 젓가락연구소에 전시된 젓가락과 숟가락.

 

 

젓가락연구소가 들려준 ‘젓가락 이야기’

한·중·일 식탁문화 달라…젓가락 길이도 차이 푸

석푸석한 밥 먹는 동남아에선 사용 못해

젓가락질 가르치는 밥상머리교육, 가치 있어
 

 

“젓가락은 문화입니다. 우리의 식문화이자 교육문화이고 농경문화입니다.”

충북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내에 위치한 젓가락연구소(소장 김호일)의 변광섭 책임연구원이 말하는 젓가락문화는 이렇다. 젓가락에는 중국·일본과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중국인들은 넓은 탁자에서 식사하기 때문에 음식과의 거리가 멀어 젓가락이 긴 반면 1인상에서 식사하는 일본인들의 젓가락은 짧다. 하지만 우리 젓가락은 그 중간 길이다.

중국과 일본은 나무젓가락만 쓰지만 우리는 쇠와 나무를 다 재료로 사용하는 것도 다른 문화다. 아이가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질 다음으로 배우는 것은 젓가락질. 더불어 이뤄지기 시작하는 밥상머리교육은 그 효과가 어느 교육 못지않았다.

 

 젓가락문화는 쌀을 먹는 문화권에서 향유했다.

 

특히 젓가락문화는 쌀을 먹는 쌀문화권에서 향유했고, 쌀문화는 곧 우리 농업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같은 쌀이라도 품종에 따라 젓가락 유무의 차이가 있다. 우리는 차져서 밥알끼리 들러붙는 자포니카 쌀을 먹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밥을 뜰 수 있다. 그러나 밥알이 푸석푸석하고 흩어지는 인디카 쌀로 밥을 하는 동남아에서는 젓가락 없이 손으로 집어먹는다.

“젓가락은 단순히 식사할 때 쓰는 도구가 아니에요. 젓가락이 문화라는 인식을, 우리가 우수한 젓가락문화를 갖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중국과 일본에는 없는 숟가락까지 있지 않습니까.”

변 연구원의 이 말이 바로 올 8월 젓가락연구소가 문을 연 배경이다. 연구소에는 고려·조선시대 수저들과 문화상품으로 제작된 젓가락, 관련 서적 등 100여점이 전시됐다. 이곳에는 연구원 3명이 상근하며 젓가락문화 조사·연구, 문화상품 개발, 마케팅, 교육 등의 일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 바로 옆의 젓가락공방에서는 일반인들에게 1년간 젓가락 제작법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올 12월에는 초등학생들에게 읽힐 밥상머리교육 교재도 내놓을 계획이다.

“일반인들이 다양한 젓가락 종류에 대해 신기해할 뿐만 아니라 젓가락의 중요한 가치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변 연구원은 또한 “외국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올 4월 태국 방콕에서 젓가락 특별전을 개최했고 2018년엔 호주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밖에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전시회 요청도 받았다.

 

남지희 연구원이 젓가락공방 수강생들이 만든 젓가락을 살펴보고 있다.

 

요즘 연구소의 관심사는 ‘2017 젓가락 페스티벌’. 10~19일 청주 소재 옛 연초제조창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한국·중국·일본의 젓가락 특별전, 생명문화 국제심포지엄, 젓가락질 경연대회 등이 마련된다. 변 연구원이 마지막으로 밝힌 포부는 의미심장했다.

“한국과 중국·일본이 오래전부터 함께 사용해온 유일한 도구가 바로 젓가락입니다. 그래서 세 나라가 함께 내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 추진할 방침입니다.”

청주=강영식 기자 riv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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